
취뽀 & 근무 후기
BCG RA인턴 합격 근무 후기 (보스턴컨설팅그룹)
2024. 11. 18 작성
- 회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 소속 부서(팀)&직무: RA(Research Assistant)- 기간: 2021.10-2021.12(3개월)
Q. BCG에서의 경험을 한 줄 요약하면?
앞으로의 삶에서 업무의 스탠다드(퀄리티, 속도 등)를 높여준 빡센 경험
Q. RA가 정확하게 어떤 직무인가요?
리서치 어시스턴트 (Research Assistant)
RA는 리서치 어시스턴트(Research Assistant)의 약자에요. RA 직무의 주 업무는 전략 컨설팅에 필요한 자료 조사, 회의 자료 작성, 번역 업무 등 컨설턴트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해요.
Q. BCG의 RA인턴을 하는 동안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1. 리서치
경쟁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기술, 생산, 판매 전 가치사슬에 이은 리서치를 담당했어요.
2. 데이터 시각화
리서치의 결과를 엑셀, PPT, 워드 등을 사용해 시각화하는 업무를 담당했어요.
3. 인터뷰 노트 작성
컨설팅펌에서 조사를 할 때, 오픈 데스크로 조사(흔히 말하는 ‘구글링’)하는 것은 주로 1차 가설검증 및 방향성 설정을 위함이고, 정말로 필요한 콘텐츠는 주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획득해요.
전문가 인터뷰란, 관련 업계 종사자(전직 경쟁사 출신 업계 종사자라면 베스트겠죠)에게 시간당 정해진 금액을 대가로 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뷰입니다. 한 시간에 30~100만원도 지불하는 만큼, 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때 RA의 역할은 이 인터뷰의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에요.
회의록 작성은 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회의록이 결국 컨설팅펌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에 컨설턴트는 회의록을 아주 중요시 여겨요. 클라이언트 요청 시, 회의록을 클라이언트에게 공유하게 될 수도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터뷰의 뉘앙스, 주요 단어, 언급된 정보에 대한 추가 리서치, Summary 등을 하나하나 챙겨 작성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Q. 어떤 역량을 기를 수 있었나요? (어떤 성장을 했나요?)
1. 업무 효율화/ 메타인지 향상
RA는 정말 많은 리서치 업무를 한꺼번에 받기도 합니다. 또, 리서치뿐만 아니라, 인터뷰 참석, 회의록 작성, 전문가 업체 연락 등의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업무의 홍수에 휩쓸려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각 업무를 리스팅하고, 예상 소요시간을 잡고, 순서를 정한 뒤, 컨설턴트에게 미리 공유해요. “지금 이러이러한 업무들이 있고, 인터뷰 들어갔다가 회의록을 작성하려면, 리서치는 몇 시경에 완료되어 공유드릴 수 있습니다.” 컨설턴트께서는 제가 이렇게 중간보고를 해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고, 제가 저의 소요시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본인이 본인의 능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메타인지가 향상된 것입니다. 컨설턴트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빨리할 수 있는 척을 하는 것입니다.
예시는 아래와 같아요!
- 컨 : “회의록 쓰는 데 얼마 걸릴 것 같아요?”
- RA : “30분 더 쓰면 될 것 같습니다!”
- 컨 : “45분 걸리는 거 아니에요? 30분 걸린다고 말하고 45분 걸리는 것보다, 45분 걸린다고 말하고 45분 걸리는 게 나아요.”
- RA : “아.. 네! 그럼 45분 걸릴 것 같습니다!…”
2. 리서치 달인이 되다
1) 합리적인 리서치
가장 좋은 리서치는 빠르게 보고 이해가 가능하며, 질문이 나오지 않는 리서치라고 생각해요. 당장 긁어다가 장표에 넣어도 될 만큼 그 자체로 완성도가 높으면 좋죠.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타당하고 상식에 맞는 합리적인 리서치를 해야 해요.
예를 들면, “중저가 화장품 주요 경쟁사 리스트를 뽑아오라”는 리서치를 부여받았으면, “중저가”, “화장품”, “주요 경쟁사”에 대한 합리적인 정의를 세워야 해요.
- 중저가라고 하면 얼마 정도여야 할까? 최저가가 1000원이고, 최고가가 50000원이니, 대충 25000원을 중간으로 삼으면 되려나?
- 화장품은 색조만 포함하나, 스킨케어도 포함하나? 어떤 화장품 회사들은 색조는 안 하고 스킨케어 전문인데, 우리의 경쟁사라고 봐도 되려나?
- 주요 경쟁사는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냐 주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 상위 top 10 정도면 되려나? 화장품은 마케팅 장난이 심한 없종이니 영업이익을 봐야 하나?
이러한 고민 없이 무작정 구글에 “중저가 화장품 리스트” “화장품 가격대” “화장품 매출액 순위”부터 검색한다면 ‘길을 잃은 리서치’를 하며 삽질을 하느라 귀한 시간을 흘려보내게 돼요.
2) 구조화/시각화
빠르게 정확한 정보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에요. 다른 사람도 빠른 시간 내에, 내가 이해한 만큼 그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야 하죠.
가끔씩은 RA가 해왔다는 리서치 엑셀 표를 이해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어요. 기준이 불명확하고, 어떻게 카테고라이징을 한 건지 알 수가 없고, 그래서 결론이 뭔지, 혹은 결과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계속 질문을 해결해 가며 표를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RA를 사용하는 의미가 없어요. RA는 컨설턴트의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죠.
위의 화장품 리서치 예시에서, 만약 저라면, 엑셀 Y축에는 화장품 회사명을 쭉 리스팅하고, X축에는 각 매출 규모, 판매량, 주요 쇼핑몰에서의 순위, 판매 제품 종류, 제품별 가격대 등을 적어요. 그리고 정렬 기능을 사용해 매출액 순으로 정렬할 거예요. 맨 위에는 Summary를 적어, 어느 정도 가격대를 중저가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베스트 플레이어는 어떤지, 시장 경쟁구도는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 등을 세 개의 불렛포인트로 설명했을 거예요.
엑셀뿐만 아니라, PPT 업무도 할 기회가 종종 있어요. 장표를 직접 구성해 헤드 메시지까지 쓸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반 페이지 정도 채워달라고 부탁하시거나, 이 데이터를 그래프로 시각화하여 장표에 그려달라는 지시를 하실 때가 있어요. 덕분에 빠른 업무 스탠다드를 맞추기 위해, 장표를 예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공장처럼 빠르고 깔끔하게 만드는 역량이 생겼어요.
Q. 근무하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1. 같이 일하는 사람이 똑똑하다
컨설턴트는 대단한 지식을 축적한 사람들이라기보다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빠르게 응용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의 빠른 정보 습득력, 이해력, 통찰력, 구조화 능력, 전략 수립 능력, 우선순위화 능력을 옆에서 보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어요. 전문가 인터뷰 답변자가 아는 것은 참 많은데, 답변을 횡설수설, 시점도 왔다 갔다 하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각 내용을 빠르게 구조화시켜 세 가지로 나누어 답변 내용을 재확인하는 컨설턴트를 보며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한 적이 많답니다.
2.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외적인 환경 지원
- 출퇴근 택시 지원
- 퇴근시간 이후 자율 위치 근무
- 퇴근시간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라 여전히 피곤하긴 하지만 6시 이후 집으로 이동하여 나머지 업무 가능 (집에서 새벽 4시까지 하는 건 안 비밀..)
- 야근 식대 3만원: 밥 시켜 먹고 디저트까지 가능해요 ㅎㅎ
- 사내 캔틴에 구비된 정말 다양한 음식/음료
- 겨울에는 호빵 기계까지 있었어요. WoW
- 각종 햇반컵반과 컵라면이 종류별로 있었어요.
Q. 근무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1. 인사이트 도출
RA는 리서치 업무가 메인이다 보니, 컨설턴트처럼 인사이트를 뽑고 스토리라인을 작성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가끔은 내가 하는 이 리서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불분명해 현타가 오기도 하고, 검색해도 절대 안 나올 것 같은 리서치를 계속 시키면 삽질만 하는 비효율적인 RA가 된 것 같아 울적할 때도 있었어요. (멘탈관리 필수!)
2. 가끔 사람보다 일이 우선시됨
가끔은 정말 컨설턴트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 같아 기분이 상할 때가 있어요. 잠도 거의 못 자는 컨설턴트 입에서 다정한 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더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가끔은 정말 배려심 없는 송곳 같은 말로 거칠게 지시하실 때가 있기도 한답니다.
또, 저 같은 경우는 점심이나 저녁을 스킵하고 일할 때도 있었어요. 너무 바빠서 점심을 못 먹게 되면 말이라도 해주면 고맙겠는데, 점심에 대해 일체 말 한마디 없이 저녁까지 계속 일을 시키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답니다..
Q. 마지막으로 컨설팅 펌 인턴에 관심 있는 링턴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부딪혀보세요!
MBB RA는 어려운 것이 전혀 아니에요.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지원조차 망설이는 친구들을 여럿 보았어요. 그치만 MBB에서 요구하는 것은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 이해와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 두 가지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아요. 일단 지원하고 인터뷰라도 보세요. 인터뷰를 통해 경영 최고의 인재들과 핑퐁을 주고받아 본 경험이 앞으로도 지원하실 때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에 대한 정보입니다.
지원 회사: BCG(Boston Consulting Group)
직무: RA(Research Assistant)
담당 업무: 전략 컨설팅 자료 조사, 회의 자료 작성, 데이터 시각화, 인터뷰 노트 작성 등